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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em

겁쟁이, 도망자, 나

by harmer 2023. 10. 16.

누군가에게 필요 이상으로 상처를 받는 다 는 건

그 사람이 그만큼 소중했고

사랑스럽고

좋아했기 때문이라고 생각한다



무신경한 나는

누군가를 상처입히고

눈물 흘리게 하고

마침내

나에게서 멀어지게 했다



그리고 나는 지금

그를 원한다

그녀를 원한다



잘 알지 못한다

아마, 평생 알 수 없으리라 생각한다

단순한 외로움, 혹은

이성이 아닌, 친구로서의 감정

그것도 아니면 그저

얼마 전 받았던, 하지만 받을 수 없었던 고백의 편린



그 사람이 누군가와 대화하는 것만으로 가슴이 아프고

그 사람이 나와 대화를 해준다는 것만으로 가슴이 뛴다

그 사람을 생각하면 정말이지, 세상에서 가장 행복한 사람이 된 것 같다

이 가슴에 그의 얼굴이 영원히 남을 만큼



잘 알지 못한다

아마, 평생 알 수 없으리라 생각한다

눈치채는 것만으로 무서워지고

눈치채는 것만으로 부러지는

그런 관계가 무서운 겁쟁이인 나는

잘 알지 못한다

아마, 평생 알 수 없으리라 생각한다

아니, 평생

알지 못해야만 한다

눈치채지 못해야

스스로 깨닫지 못해야만 한다



어느 하나 잃기 싫은 겁쟁이

그렇기에 어느 하나 갖지 못한 겁쟁이

텅 비어있는 겁쟁이가 바로 나니까

 

사랑했다, 그리고, 부숴진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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